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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주 전, 디스코드와 연동된 학교 공지 피드 봇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국민대학교의 단과대 공지사항을 빠르게 확인하고, 중요한 소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학교 앱을 통해 공지가 전달되긴 하지만 원치 않는 소식까지 함께 들어왔기에, 이참에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2년 전에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시도했지만, 여러 이유로 포기했던 아쉬운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당시와 방향성이 달라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의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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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의 설계부터 프로토타입 개발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봇 설정과 EC2 업로드까지 포함하면 2시간 정도 걸린 셈입니다. RSS를 지원하는 부분은 금방 개발했지만, 지원하지 않는 부분은 직접 스크래핑해야 했습니다. 스크래핑의 특성상 페이지 구조를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해 개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어느 때입니까. Cursor와 ChatGPT의 도움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제는 모든 코드를 직접 타이핑하는 것이 꼭 최선의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한 뒤 Ctrl + C,V 까지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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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마친 뒤, 교내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학과 게시판에 간략히 개발 소식을 전했습니다. 마케팅의 'ㅁ'도 모르는 입장에서 "너무 대놓고 홍보하면 부정적인 반응이 오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막 올라온 폐강 공지 내용을 먼저 적은 뒤, 그 아래에 짧게 이번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런 소식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이 봇을 사용해야겠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도록 말이죠. 이 게시글을 통해 약 30명 이상의 새로운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후술하겠지만, 돌이켜보면 아주 적절한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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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저보다는 다른 팀원들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저보다 더 열정을 가진 후배가 주도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고, 마케팅과 업데이트 방향성, 코드 리팩토링을 도와주는 능력 있는 형이 있어 프로젝트가 잘 순항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후배에게 구현 방식에 대한 피드백을 몇 차례 남겼더니, 이제는 스스로 잘 해내고 있습니다. 미래가 기대되는 친구입니다. 능력 있는 형은 프로토타입 당시보다 발전한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마케팅했고, 그 결과 지금 시점에서 디스코드 서버에 약 80명의 새로운 사용자가 모였습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어 개발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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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이켜보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프로토타입 개발과 결과물 공유는 최대한 빨라야 한다'는 기존의 생각에서, 앞부분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결과물 공유, 즉 마케팅은 단순히 빠르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독자를 고려한 글 구성, 서비스 사용법을 설명하는 영상과 문서, 그리고 사용자들을 한데 모아 잠재적인 커뮤니티로 만드는 전략까지 말이죠. 무엇보다도, 이런 배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이외에도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다른 글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이 꽤 길었네요. 잘 쓴 글이 아님에도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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